불안 극복을 위해 심리상담이 할 수 있는 일

불안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불안감 때문에 심리상담을 검색해 놓고도 끝내 창을 닫아버린 날이 있으셨을 겁니다. 심리상담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드는데, 이 정도도 혼자 견디지 못하면 뭔가 너무 나약한 사람인 것 같아 마음을 접는 것이지요. 회사에서 경험한 사소한 꾸중에도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고, 누군가의 문자 하나에 잠에 들지 못하면서도, “다들 이렇게 사는 거겠지”라고 말하며 버티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종종 불안이 사라지겠지 라고 생각하며 이게 지나가면 진짜 가서 상담 받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불안이 이미 내 몸과 마음을 자주 흔들고 있다는 것은, 이미 한계가 왔다는 뜻일 수 있어요. 그래서 심리상담은 완벽하게 정리가 된 다음에야 가는 장소가 아니라, 무너지기 전에 나를 다루는 법을 다시 배우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왜 이렇게 불안한데도 도움을 미루게 될까요?

많은 분들이 불안감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그것을 위해 도움을 받는 것은 망설입니다. 사실 그 때 우리의 내면에서는, 불안 자체보다 ‘내가 이 정도 일로 흔들리는 사람인가’라는 부끄러움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책임감이 크고 스스로를 다잡는 규율에 익숙한 분일수록,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구조 요청이 아니라 관리 실패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그럭저럭 일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심리상담 씩이나 받을 만큼 힘든 상태는 아니라는 식으로 자신을 설득하지요.

이런 망설임 뒤에는 과거에서 비롯된 경험이나 오래된 자기평가 방식이 숨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 힘들다는 말을 했다가 그런 내 모습을 좋아하지 않아 떠나가거나 실망하는 모습을 본 경험을 했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누군가에게 표현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보다 혼자 버티는 쪽을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래서 상담을 고민하는 일조차 그와 같은 맥락에서 쉽게 수긍되지가 않는 것입니다. 도움을 받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숨고 싶어지는 모순된 감정을 느낀다면,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그동안 나를 지켜온 방식이 아직 자동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냥 눈 딱 감고 상담 받으러 가면 되는데 그것 역시 쉽지 않지요.

불안을 없애겠다는 마음이 오히려 마음을 더 예민하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불안이 커질수록 그것을 더 빨리 없애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계속 그 불안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보고, 괜찮아졌는지 확인하고, 다시는 이런 감정이 올라오지 않도록 마음을 단속하려고 하지요. 그런데 불편한 감정을이란 것이 신기하게도 통제하려 할수록 오히려 더 예민해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발표 전에 긴장이 올라오면, ‘절대 목소리를 떨면 안 돼.’라고 스스로를 억누르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아무리 해도 내가 떨고 있는지 아닌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고, 그런 생각 때문에 작은 신체적 변화도 훨씬 크게 느끼게 됩니다. 결국 불안이 문제의 전부가 아니라, 불안을 대하는 내 태도와 해석이 오히려 더 긴장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불안 다루는 법의 핵심은 감정을 즉시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불안이 올라와도 나를 모두 집어삼키지 못하도록 심리적 거리를 두는 데 있습니다.

상담은 불안을 없애는 곳보다 다루는 법을 배우는 연습실에 가깝습니다

심리상담은 마법처럼 불안을 사라지게 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대신 어떤 상황에서 내가 더 큰 불안을 느끼는지, 불안 상황에서 내 몸이 먼저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그리고 그 순간에 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법을 배우는 곳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상담자는 불안을 제거하는 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놓치고 있던 패턴을 안전하게 비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게 패턴이 보이기 시작하면, 막연히 휘둘리던 불안이 조금씩 다룰 수 있는 경험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감정조절과 안정 구간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윈도우 오브 톨러런스(window of tolerance)’라고도 하는데요. 사람이 감당 가능한 각성 범위 안, 안정 구간,에 있을 때는 생각하고, 느끼고, 선택하는 기능이 잘 유지되지만, 불안이 그 범위,안정 구간,를 넘어서면 사소한 자극도 큰 위협처럼 느껴지기 쉽다는 의미입니다. 심리상담은 이 안정 구간을 넓혀 가는 연습이 되기도 해서, 불안을 없애는 대신 불안감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익히게 돕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받는다는 것은 약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의 사용설명서를 다시 배우는 일에 더 가깝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나를 보듬는 오늘의 루틴]

  • 지금 불안을 없애야 한다는 목표 대신, 오늘 불안을 10퍼센트 적게 느끼게 하는 행동 한 가지를 적어보세요.
  • 마음이 흔들릴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몸의 신호를 세 가지 적어보세요. 예를 들면 가슴 답답함, 목의 긴장, 손끝 차가움처럼 아주 작아도 괜찮습니다.
  • “지금 실제 사실”과 “내가 덧붙인 해석”을 구분해 짧게 메모해 보세요. 이 한 줄 메모만으로도 마음의 과열이 조금 느슨해질 수 있습니다.
  • 믿을 수 있는 사람이나 전문가에게 꺼내고 싶은 문장을 미리 써보세요. 완벽한 설명보다 솔직한 첫 문장이 더 중요합니다.

내 마음이 사실보다 더 크게 해석하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우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리상담이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구요.

불안이 커질 때 우리의 사고는 보이는 사실을 그대로 반영하기보다, 위협을 더 크게 확대해서 보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인지행동 관점에서는 이를 인지 왜곡(Cognitive Distortion)이라고 부르는데, 재앙화, 흑백논리, 마음 읽기 같은 방식이 대표적인 예시들이지요.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문자 답장이 늦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분명 내가 실수했을 거야” 또는 “관계가 틀어졌을지도 몰라”라고 결론 내리는 식입니다. 이런 생각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나를 보호하려고 위험을 먼저 계산하는 과정에서 생겨납니다.

중요한 점은 이런 해석을 아얘 없애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아, 지금 내 마음이 위험을 크게 계산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태도입니다. 이 알아차림이 생기면 내가 느끼는 감정과 현실 사이에 아주 작은 틈이 생기고, 바로 그 틈에서 보다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집니다. ‘정말 그런 증거가 있는가’, ‘혹시 다른 설명도 가능한가?’, ‘지금 내 몸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등과 같은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불안에 침식되지 않는 여유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에서는 이런 과정이 버겁지 않도록, 개인의 경험에 맞춘 방법들을 제공해 드립니다.

도움을 받는 일은 약해졌다는 증거가 아니라 나를 지키는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회복탄력성은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버티는 능력이 아니라, 흔들린 뒤에도 다시 나를 정돈하고 연결을 회복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담 과정에서 만나본 정말 단단한 사람은 혼자서 모든 것을 다 견뎌내는 사람이 아니라, 혼자 버티는 방식의 한계를 알아차리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도움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일 때가 많았습니다. 우리는 혼자 견뎌낸 시간을 더 확대해서 기억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사람의 마음은 안전한 관계 안에서 더 잘 버텨냅니다. 따라서 상담은 그 안전한 관계를 빌려, 내 안에서 벌어지던 불안과 두려움을 가라앉히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도 “이 정도는 혼자 견뎌내야지”라고 말하며 버티고 계시다면,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다만 이해받지 못한 채 오래 버틴 마음은,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조용히 지쳐 가기도 합니다. 불안을 없애는 일부터 시작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그 불안을 조금 더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사실만 기억해 주세요.

MindG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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