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외로움이 사무칠 때, 내 마음이 놓치고 있는 것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항상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오늘도 사람들과 웃으며 하루를 보냈는데 집 문을 닫는 순간 외로움과 공허함이 더 크게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관계에서 느껴지는 외로움은, 그렇게 누군가 닿아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 더 선명해지곤 합니다. 오늘은 그렇게 갑작스럽게 사무치는 외로움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열심히 취미생활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하며 잘 지내는 사람일수록 이런 감정을 더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분명 약속도 있고, 대화도 하고, 회사에서도 필요한 역할을 해냈는데 왜 이렇게 허전한지 스스로도 납득이 잘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내가 너무 예민한가, 다들 이렇게 사는 것이겠지?, 내가 배가 불렀네 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흘려보냅니다. 하지만 그런 공허함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왜 함께 있어도 더 외로워질 때가 있을까요?

많은 사람과 교류하고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내고 왔음에도 공허하고 외롭다면, 그럴 때의 외로움은 혼자가 되서 생겼다기보다, 함께 있었지만 정작 마음은 함께하지 않았다는 감각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웃어야 할 타이밍에 웃고, 분위기를 맞추고,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애쓴 시간이 길수록 집에 돌아왔을 때 에너지가 빠져나간 듯한 공허함이 남는거죠. 몸은 사람들 사이에 있었지만 마음은 계속 긴장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우리개 맺는 관계의 양이 많다고 그 관계들이 모두 깊은 교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연락하는 사람이 많고 모임이 잦아도, 내 불안이나 서운함, 지친 마음을 안전하게 꺼낼 수 있는 관계가 드물다면 외로움은 달래지지 않을 수 있어요. 반대로 자주 보지 못해도 내 말이 판단 없이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관계들이 있다면 혼자 있는 시간이 좀 길어지더라도 마음이 그렇게 공해허지진 않습니다. 결국 외로움은 만나고 연결된 사람 수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있는 그대로 존재해도 괜찮다고 느끼는 연결감의 문제일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보여지는 관계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카오톡 친구가 몇 명인지, 싸이월드 1촌이 얼마나 되는지, 요즘은 인스타그램 맞팔 숫자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죠.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알고 지내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도 정말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은 몇 명이나 되는지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고, 또 그런 나를 어떠한 편견이나 판단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줄 수 있는 사람 말이에요.

감정을 안전하게 드러내지 못할 때 마음은 어떻게 지칠까요?

외로움은 단순하지 않고 다양한 상황과 경험의 영향을 받아 느껴지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외로움이란 감정을 단순히 받는 애정이 부족했다거나 사람을 더 많이 만나지 못해서 얻어지는 감정이라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외로움이란 실제로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안전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더 크게 얻어지기도 합니다. 속상한 마음에 하소연을 했다가 예민하다는 말을 들었거나, 도움을 요청했는데 거절당한 기억이 있으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기 마음을 무던한으로 덮고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을 먼저 배우게 됩니다. 그렇게 익숙해진 침묵은 겉으로는 성숙해 보일 수 있지만, 안에서는 점점 기댈 곳을 잃어가게 되지요.

그런 상황에서 표면적 관계는 유지하는 데 꽤 많은 에너지가 듭니다. 상대를 배려하고 분위기를 읽고 적당한 선에서 나를 표현하는 일은 사회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그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내가 무엇을 위해 이러고 있는지 조차 잊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필요함을 알고 있기에 나 자신을 돌보고 챙기기보다는 우선 요구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스스로를 다잡게 되지요.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와서는 챙김받지 못한 마음을 스스로 어루만지며 느끼는 감정을 외로움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우린 누구나 내면에 관계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아가고, 그것이 타인과의 친밀감에도 영향을 줍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누군가와 가까워질 때, 내 안에서는 지금 이 사람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이해받지 못했던 기억이나 실망했던 경험도 함께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맘이 가지 않는 것은 현재의 관계가 부족해서라기보다, 마음이 아직 안전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관계의 깊이를 다시 만들어 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주위를 보면 많은 사람과 두루두루 잘 지내지만 정말 찐친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은 없는 경우가 있고, 타인과의 교류 자체가 거의 없지만 정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가진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전자의 상황처럼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음에도 마음 한켠에 외로움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약속을 잡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이 조금 덜 긴장하는 관계를 알아보는 일일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약속을 잡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이 조금 덜 긴장하는 관계를 알아보는 일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심각한 고백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조언보다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한 명 떠올려 보는 것, 대화가 끝난 뒤 내가 더 편안해지는 관계를 기억해 두는 것만으로도 연결의 질은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금만 더 이어가보려는 노력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관계의 깊이는 드라마틱한 사건보다 반복되는 안도감에서 더 영향을 받으니까요.

그리고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외로움은 나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연결을 필요로 하는 인간적인 마음의 표현입니다. 공허함이 커질수록 사람들 속으로 더 밀어 넣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내 감정을 안전하게 둘 수 있는 자리를 다시 찾아야 한다는 뜻이라는 것이죠. 잘 지내는 척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관계 하나, 내 마음을 내가 먼저 무시하지 않는 태도 하나가 외로움의 결을 조금씩 바꿉니다.

조용히 자신의 외로움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보세요.

다음의 내용을 참고해서 한 번 마음 속의 외로움을 달래 봅시다.

  • 오늘 하루 중에, 유난히 더 지쳤던 순간을 한 장면만 적어 보세요. 누구 때문인지보다 그때 내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는지 떠올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나는 지금 외로운가, 아니면 이해받지 못한 채 버틴 것이 힘든가”를 구분해서 써 보세요. 비슷해 보여도 돌봄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 하루에 한 번, 본인이 느꼈던 감정을 한 문장으로 적어보세요. “오늘은 특히나 괜찮은 척하는게 더 어려웠어.” 정도면 충분합니다.
  • 약속이 많은 주간일수록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해 두세요. 사람을 피하는 시간이 아니라, 내 감정이 따라올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혼자서 고민하기 버겁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MindG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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