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내담자는 심리상담사와 함께 논의하며 구체적인 상담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 상담 목표를 설정하는 것 말고도 첫 접수면접 시간엔 거쳐야 할 과정들이 꽤 많다. 따라서 내담자보다는 상담자가 리드를 하며 질문을 많이 하게 된다.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내담자는 ‘상담’이란 것을 받으러 왔다고 하지만 그 상담에 대한 개념은 모두가 다르게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상담사는 간단하게 어떤 과정으로 심리상담이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이에 대한 내담자의 동의를 구하기도 한다. 심리상담은 특정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과정을 설명해주면 본인이 원하는 특정 결과나 해답이 있었던 내담자의 경우엔 상담을 더이상 진행하지 않기도 한다. 상담사는 지속적인 질문과 내담자의 응답을 토대로 좀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파악을 하고 앞으로 진행될 상담의 방향과 방법을 대략적으로 정하게 된다.
- 어떤 상담소에서는 심리상담 접수와 동시에 검사들을 시행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용되는 심리검사들은 매우 다양한데 기본적으로 MMPI, 웩슬러지능검사(WISC,WAIS), HTP(House-Tree-Person), 문장완성검사(SCT)등이 들어가고 몇가지를 더 추가로 한꺼번에 진행하는 것을 풀배터리 검사라고 한다. 심리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분명 내담자의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갖지만 주홍글씨가 될 수도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검사를 통해서 나온 결과를 맹신하게 된다면 그로 인해 오히려 더 부정적인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심리검사들은 대부분이 자기보고형태를 띄기 때문에,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상태를 직접 기입하는 방식, 그 과정에 있어서 내가 원하는 모습이나 혹은 많이 생각하던 모습이 나도 모르게 투영될 수가 있다. 그것을 막기 위한 여러가지 도구를 갖추고 있는 검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검사도 있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무조건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 다만 많은 우리나라 내담자들의 경우 상담사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혹은 길게 자발적으로 대답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어서 검사결과를 활용하면 이야기할 주제가 훨씬 다양하지는 장점이 아주 크기 때문에 많이 활용되는 편이다.
- 그리고 상담사가 시간과 공을 들여 확인하는 것은 내담자의 자살사고에 관한 것이다. 자살사고에 관하여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고 오래전에 한번쯤 자살에 대해 생각해봤다고 이야기를 쉽게 할 수도 있지만, 상담장면에서 자살사고에 대한 평가는 매우 엄중하게 진행된다. 만약의 만약에 있을 극단적인 상황을 대비할 수 있어야 하고 정말 자살사고가 심한 내담자라면 조치를 취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내담자도 본인이 자살에 대해 가졌던 생각을 다시한번 확인해보고 응답해야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만났던 한 내담자는 매일같이 자살이나 죽음을 생각한다고 이야기를 하여 상담사가 위기상황으로 생각하고 집중적인 관리를 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정말 그렇게 생각을 하지는 않았었던 경우가 있었다. 이와같은 상황에 내담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으나 상담자 입장에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상담 진행에 지장을 줄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가장 민감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비용에 대한 결정을 한다. 사실 비용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총 진행 횟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심리상담은 한번 혹은 두번정도 만나서 그 효과가 드러나는 형태의 과정이 아니다. 따라서 많은 상담소에서 적어도 5회기 좀 많게는 10회기정도 진행을 해야 내담자도 효과를 체감할 수 있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총 진행 횟수가 늘어날수록 총 상담비용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상담사와 함께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 더군다나 심리상담은 기본적으로 주 1회 진행이 되기 때문에 한달에 4회기분의 상담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것이 부담된다면 이야기하여 회기 진행에 대해 조정을 할 수도 있다. 가끔 보면 초기 면접이나 1~2회씩 무료 상담을 제공하는 상담소들도 있어서 그러한 것을 무조건적으로 요구하는 내담자들도 있는데 사실 그것은 큰 틀안에서 상담사가 자신이 받아야할 비용을 깎는 희생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지긴 어렵다. 따라서 본인이 지불 가능한 적당한 상담 비용을 책정하고 적어도 4~5회기를 만나면서 상담사와 얼마나 잘 맞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비용이 부담이 되거나 좀 만나봤음에도 불구하고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중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든 사람이 다르고 모든 상담사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좋은 상담사가 나에게도 좋은 상담사가 되리라는 법은 없다. 단기간에 그렇게 쉽게 파악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면 상담사에게 이야기하거나 아니면 센터쪽에 의견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상담사 입장에서도 내담자의 사정을 이해할 가능성이 높고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상담사에게 솔직히 이야기할수록 더 좋은 조건이나 상담사를 추천해줄 수 있으니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이렇게 돈에 대한 정리까지 끝난다면 비로소 제대로 된 상담을 시작할 준비가 된 것이다. 종종 여러가지 이유로 접수면접을 진행하는 사람과 실제 상담을 진행하는 상담사가 다를 수가 있다. 이는 상담소의 여러가지 사정상 발생할 수 있는 일이며 접수면접은 일방적인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되는 경어가 많기 때문에 이후에 다른 사람과 상담을 진행하더라도 라포 형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접수면접을 진행한 사람과 상담을 하는 것이 좋은 상담관계를 쌓는데 도움이 된다.
자 이제 그럼 상담을 한번 시작해 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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