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 절대 하지 마라

주인공으로 심리상담사 가 나오는 웹툰과 그것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도 존재합니다. 닥터프로스트.

심리상담사 그리고 심리상담 업계의 현황

사람들의 정신건강과 마음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지도 이미 오래 된 것 같습니다. 방송가에선 심리상담이 주제로 다루어지고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에선 심리상담사가 주인공으로 활약하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봐도 마음 건강과 심리 안정, 정신 건강과 관련된 주제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구요. 더군다나 요즘 돌아다니면서 보면 건물마다 심리상담소가 없는 건물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심리상담이 일반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저는 심리상담사로서 약 10여년을 일하며 약 천명 가량의 내담자들을 만나왔습니다. 지금은 개인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면서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협업 및 상담 진행하고 있고 대학교 상담센터에도 파트타임으로 나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간단한 이력은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심리상담사로서 바라보는 상담 업계

비록 심리상담사로서 일을 하고 있지만 상담 업계에서 앞으로 얼마나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이 되는 와중에 저의 생각을 정리하고자 또 다른 많은 분들의 생각도 들어볼 기회를 만들고자 이런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서두에 적었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 건강과 심리상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심리상담에 대한 수요 역시 늘어날 것이고 그것은 심리상담 산업 전체의 부흥을 의미하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신체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물론 중요한 것이 맞고, 그것을 가꾸고 다루는데 집중하던 많은 사람들의 관심 분야가 심리로 바뀌고 있지요. 따라서 다양한 신체 건강을 다루고 관리하던 방법들이 마음 건강에도 적용될 것이고 그것은 사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심리상담을 찾게 될 것이라고 추축을 가능하게 합니다.

하지만 심리상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 만으로 심리상담업 자체의 부흥을 논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저는 심리상담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먼저 일반화되고 부흥하고 있는 미국의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미국의 심리상담업은 의료 건강 관련 산업 중에서도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것이 미국 내의 심리상담사들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과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미국의 심리상담 업계는 우리나라보다 더 발전해 있고 심리상담이 일반화 되어 있습니다.

저는 대학교와 대학원을 미국에서 졸업했습니다. 학부에서는 심리학을 전공하였고 석사과정에서는 상담심리라고 해석할 수 있는 Counselor and Educational Psychology ( https://education.indiana.edu/programs/counseling-psychology.html )를 전공했지요. 석사과정 중에는 직접 학교 심리상담센터와 지역 심리상담 센터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심리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따라서 미국에서 심리상담사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교육을 받고, 자격 취득을 준비하고, 어떻게 일을 하고, 어떤 대우를 받는지를 현장에서 보고 경험할 수 있었지요.

그 이후에 한국에 들어와서 심리상담사가 되기 위하여 과정을 밟아가는 도중에 정말 많은 난관을 만났고 또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1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변한 것은 많이 없고 여전히 심리상담 업계는 아주아주 조금씩 변화의 가능성만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급진적으로 변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 발전이 어떤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은 그것대로 어렵다고 생각이 들지요. 그럼에도 이 분야가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일념하에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심리상담사를 하지 말라고 한 이유들을 한번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심리상담사 하면 안되는 첫 번째 이유

가장 우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시스템의 부재입니다. 정확히는 심리상담사들의 자격요건 및 업무환경을 관리해주는 정부 차원의 시스템이 미비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심리상담사 라고 하면 전문가 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가 무엇인가요? 네이버에서는 아래와 같이 전문가를 정의합니다.

전문가: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

https://ko.dict.naver.com/#/entry/koko/7ec12fafbdb64f6ba1d9b285811550dc

사실 저런 정의를 따르자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금 다른 전문직 은 무엇인가요? 네이버에서는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문직: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이 필요한 직업.

https://ko.dict.naver.com/#/entry/koko/e0369480d17c46d6811a22b7f2fbbc0c

이렇게 보면 심리상담사는 전문직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심리상담사가 되기 위하여 우리가 밟아야 할 여정은 매우 길고 험난합니다. 오랜 시간 슈퍼바이저에게 수련을 받아야 하고, 직접 실습에 나가 일을 해 보기도 해야 하며, 이론을 공부하고 시험도 봐야하고, 지속적인 관리와 수련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심리상담이라는 전문직을 가지기 위해서는 특정 기술을 연마하고 또 해당 분야의 해박한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하지만 저런 사전적 의미 이외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문직’이라는 말은 것은 의사, 변호사, 약사, 회계사 등과 같이 소위 사자가 들어간 직업들을 의미하지요. 그런 전문직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자격증’ 이지요.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위에서 언급한 의사, 변호사, 약사, 회계사 등은 해당 직업을 가지기 위하여 취득해야만 하는 자격이 있고 그 자격을 의미하는 자격증을 발급합니다. 그리고 그 자격의 취득과 박탈, 활용 등이 법으로 정해져 있지요.

심리상담사 자격증

“어? 심리상담사도 자격증 있지 않나요?”

맞습니다. 심리상담사도 자격증이 있어요. 얼마나 많나면요?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심리상담사 자격증이 5천가지나 된다고 합니다. 저도 예전에 청소년 상담사 연수에서 저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현재 우리나라 상담업계의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전문직’ 들의 자격증과 5천개의 심리상담 자격증이 다른 점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국가공인’ 자격이냐 아니냐이죠.

의사들과 약사들은 보건복지부에서, 변호사들은 법무부에서, 공인회계사는 금융위원회에서 심지어 공인중계사들도 국가기관인 국토교통부에서 그 자격을 인증해주고 관리를 합니다. 하지만 심리상담사는 그런 중심이 되는 주관기관이 없습니다. 사실 심리상담사 자격들 중에서도 국가 공인이 있긴 합니다. 바로 청소년 상담사입니다. 여성가족부에서 주관하며 1급부터 3급까지 자격이 있지요. 하지만 이름에서도 명확히 드러나듯이 청소년 상담사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담에 훨씬 많은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일반 성인상담 혹은 다른 종류의 상담들과는 조금 다르지요.

민간 자격증

이렇듯 우리나라에는 나라에서 인정하고 관리하는 심리상담사 자격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들 가지고 있는 심리상담 자격증은 무엇이냐? 민간 자격증인 것이지요. 저도 한국상담심리학회에서 발급받은 상담심리사 2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1급을 받기 위한 수련도 조금씩 진행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 자격증이 저에게 무엇을 보장해 주느냐?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냥 상담 관련 자격증을 하나 가지고 있다는 사실 정도입니다. 그 자격증을 따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2급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만 하더라도 꽤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래는 현재 한국상담심리학회의 상담심리사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필요 조건들을 나타낸 표입니다. 한국상담심리학회 홈페이지에 가면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krcpa.or.kr/user/new/sub03_3.asp)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 2급 자격 검정 요건

언뜻 보기에도 꽤 많은 양의 수련과정을 요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을 취급하는 규모가 있는 기관이 한국상담심리학회만 있냐? 아닙니다. 한국상담학회 역시 높은 수준의 수련요건을 가지고 상담사를 훈련시키고 그 기준을 충족시키는 사람들에게만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습니다. 한국 상담학회의 자격요건은 다음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counselors.or.kr/). 한국상담심리학회와 한국상담학회 이 두가지 기관이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공신력이 있는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국가에서 관리하는 기관이 아니라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고 도움이 되도록 자격 요건을 만들고 관리하게 됩니다.

이쯤에서 다시 전문직인 의사의 상황을 확인해 보죠. 의사가 개원을 하려면 다음과 같은 서류들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의료기관 개설 신고 필요 서류

1. 의사면허증 사본 & 전문의 자격증

2. 건축물 관리대장 (건물 평면도, 구조 설명서)

3. 의료기관 개설 신고서

4. 진료과목/진료과목별 시설 및 정원 등의 개요설명서

5. 의료인 면허증 사본, 조무사 면허증

6. 의료보수표

https://blog.medihim.com/3gaeweol-byeongweongaeweonjunbi-haegsimpointeu-hannun-jeongri-dubeonjjae-iyagi-byeongweongaeweon-3gaeweol-junbi-mic-jeolca-haegsimman-jeongrihaedeuribnida-2pyeon

어찌보면 당연한 요구조건입니다. 병원이라는 곳은 환자를 맞아서 그 환자의 건강상의 이상을 치료해주는 곳이고 그곳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의사여야만 하지요. 그리고 의사들은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만한 과정을 거친 이후에 선별된 사람들이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병원을 개원할 때 의사면허증과 전문의 자격증이 필요한 것은 개인의 건강을 위하여 당연한 사안일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 운영하는 심리상담소를 여는데에는 특별한 서류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제가 마인드짐 이라는 멋진 이름의 심리상담소를 열고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면 어떠한 문제도 되지 않는 것이죠. 사실 이러한 과정에서 또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상담사로서 바라는 바

이렇듯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심리상담사를 국가에서 주관하여 자격요건을 관리하고 상담사의 처우를 관리하는 것이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로 인한 피해가 내담자들에게 발생한다는 것이죠. 개개인의 신체적 건강을 관리하는 의료업, 약학, 한의학 등의 분야는 분명 정부에서 확실히 관리하고 그 규범을 지키지 않는 경우에는 불이익을 넘어 처벌을 받습니다. 심리라는 부분은 그 이슈들이 명확히 드러나거나 하지 않고 또 측정이 쉽지 않기 때문인지 그동안 관리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았죠. 하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신체건강 못지 않게 마음, 정신 건강을 신경쓰는 시대가 된 만큼 국가에서도 적극적으로 규범 및 규제를 제정하여 국민의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보험 적용 여부나 자격요건 관리 등을 주 정부와 연방정부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 혜택을 국민이 보고 있는 상황인 것이죠. 우리 나라의 이러한 현실을 개선해보고자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아직 그 변화는 요원한 것 같습니다. 사설 자격증들이 난립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는 한 심리상담업계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조금씩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볼까 합니다.

MindG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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