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주변에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왜 저렇게 하지 못할까?’ 하고 자책해 본 적 있나요? 사실 많은 분들이 ‘운동’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부담감과 함께 숨 막히는 기분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단순히 우리의 의지력이 부족하거나 게을러서 그런 걸까요? 결코 아닙니다. 이 현상에는 생각보다 깊은 심리학적, 생물학적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오늘은 운동에 대한 나의 솔직한 감정을 이해하고, 심리적인 장벽을 넘어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 유전자가 말해주는 ‘타고난 운동 체질’의 진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은 모두에게 똑같이 힘들 것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심리학과 생물학 연구는 이 통념이 틀렸음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운동을 얼마나 힘들게 느끼는지는 단순히 마음먹기에 달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죠.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개인마다 다른 유전적 요인이 운동에 대한 신체적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냈습니다.
- 노르에피네프린 유전자: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심박수를 올리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하고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 시 기분과 흥분도를 조절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운동할 때 이 물질이 활발하게 분비되어 즐거움을 느끼지만,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이 호르몬이 덜 활성화되어 상대적으로 운동을 더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 젖산 대사 유전자: 운동 시 근육에 쌓이는 젖산은 피로의 주범이죠. 일부 유전자들은 젖산 분해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주어 다른 사람보다 덜 지치게 만듭니다. 상대적으로 젖산 분해가 느린 사람은 조금만 운동해도 더 피로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처럼, 똑같은 조깅을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마치 날아갈 듯 가볍게 느끼고, 어떤 사람은 온몸이 무거운 짐을 진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그저 타고난 개인차일 뿐, 당신의 의지력과는 무관할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러니, 친구와 함께 운동하다가 자신만 먼저 지친다고 해서 스스로를 탓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약간 다른 유전형질을 가졌을 뿐이니까요. ‘나는 왜 운동을 싫어할까?’라는 고민은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아주 자연스럽고 중요한 질문입니다.
2. 생각의 힘: ‘마음의 프레임’이 신체를 지배한다

하지만 유전자만으로 우리가 운동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메카니즘을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심리학자들은 개개인의 ‘생각과 태도’가 신체 반응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마음의 프레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가짜 유전자 검사 결과를 알려주었는데, 그 결과에 ‘운동에 불리한 유전자’를 가졌다고 되어 있던 그룹의 사람들은 자신이 운동 기능이 더 떨어진다고 믿었고 실제로 운동 시 폐 기능이 떨어지고 더 빨리 포기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반면, 유전자 검사 결과를 믿지 않았던 그룹은 평소와 다름없이 운동을 지속했습니다. 이는 ‘나는 운동에 약한 사람이야’라고 믿는 것 자체가 진짜 운동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나는 할 수 있다: 자기효능감
세계적인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 행동을 결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내가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실제 행동과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는 뜻입니다. 운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나는 못해’, ‘금방 지칠 거야’라고 생각하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그 생각에 맞춰 실제 한계를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반면에 ‘할 수 있을꺼야.’ 라고 생각한다면, 몸도 자신의 한계에 도달하더라도 조금 더 노력할 준비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것이 더 좋은 결과로 나타나게 될 수 있구요.
3. 운동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 일상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이 심리적 장벽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요? 무작정 “나는 운동을 사랑해!” 혹은 “나도 잘 할 수 있다!” 라고 억지로 외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중요한 것은 현실적인 자기 인식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 나를 알아가기: 우선, 내가 어떤 상황에서 운동을 포기하고 싶어지는지, 어떤 감정이 나를 힘들게 해 운동을 못하게 하는지 솔직하게 들여다보세요. 몸도 좋고 훨씬 운동 능력이 좋은 사람들만 득실대는 헬스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나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싫을 수도 있고 너무 경쟁적인 분위기나 운동 모임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또 혼자서 하려니 잘 모르겠고 심심하기도 할 수 있구요.
- 작은 성공 경험 만들기: 처음부터 3대 500을 목표로 혹은 하프마라톤 도전과 같이 ‘빡센 운동’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헬스장이 싫다면 집 앞 공원 산책부터 시작해 보세요. 그리고 혼자 하지 말고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를 구해보세요. 하루 10분, 단 10분만 걷는 것부터 목표를 세우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운동’을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어 내가 해낼 수 있는 작은 성공 경험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매일 10분 걷기를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네?’라는 긍정적인 자기 효능감이 생겨납니다. 이 작은 믿음은 점차 더 큰 목표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됩니다.
-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운동의 목적은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식을 찾는 것입니다. 물론 다이어트나 바프와 같은 특정 목표를 가지고 운동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 선에서 즐기며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세요. 헬스나 러닝만이 운동이 아닙니다. 살사댄스나 클라이밍, 파크골프 등과 같은 흥미가 있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듯 운동에 대한 당신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신체적 배경에는 분명한 개인차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통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럼에도 그런 방법을 찾는 것이 영 어렵다거나 혼자서 ‘나는 왜 안 될까?’ 자책하기보다는, 심리상담과 같은 안전한 공간에서 전문가와 함께 나의 감정과 생각을 차근차근 들여다보는 것은 좋은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운동을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자기통제력을 키워나가면서 일상 속 활력을 되찾는다면, “나답게, 즐겁게, 조금씩 변하는 운동 습관”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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