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시각장애와 조현병: 연구 결과와 해석의 한계

선천적 시각장애가 있으면 조현병에 걸리지 않을까요? 현재 연구만으로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일부 관찰연구의 결과와 그 한계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작성: 권성재 상담사 · 마인드짐
2026년 9월 12일 보완: 원연구와 후속 연구를 바탕으로 기존 제목의 단정적인 표현과 연구 범위 설명을 수정했습니다.

연구는 무엇을 관찰했을까요?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2925

처음 이 주제를 접했을 때 흥미롭게 느꼈던 점은, 일부 연구에서 조기 실명과 조현병이 함께 관찰되지 않았다는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원연구가 다룬 집단과 후속 연구의 한계를 함께 읽어야 합니다.

2018년 Morgan 등의 연구는 서호주에서 1980~2001년에 태어난 467,945명의 등록자료를 분석했습니다. 그중 6세 이전 피질성 실명으로 분류된 66명에서는 관찰 기간에 조현병이나 다른 정신병적 질환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연구가 다룬 것은 모든 종류의 시각장애나 모든 정신질환이 아닙니다. 2018년 연구 정보에서 대상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찰된 사례 0명’과 ‘위험 0’은 다릅니다

이 결과는 보호연관성에 관한 가설을 제시하지만, 실명이 조현병을 예방한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피질성 실명과 말초성 시각장애를 한데 묶거나, 관찰 기간의 결과를 개인의 평생 위험으로 바꾸어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덴마크 등록자료를 분석한 2020년 연구 보고는 조기 실명과 정신병적 질환이 모두 드물기 때문에 보호연관성을 확정할 통계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대상 집단이 작으면 관찰된 사례가 없거나 적더라도 결론은 불확실할 수 있습니다.

권성재 상담사.

이후의 감각과 자극에 관한 이야기는 일상적인 관찰입니다. 이를 위 연구의 원인 설명이나 조현병 예방법으로 연결해서 읽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얻는 자극들

우리는 일상적으로 수많은 자극들을 소화하며 살아갑니다.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또 지속적으로 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존재를 매번 확인하지는 못하지요. 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서 눈을 감는 순간까지 끊임없는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게 만드는 햇빛도, 울리는 알람소리도, 향긋한 커피향기도, 옆집 아이의 울음소리도, 너무 차가운 샤워기의 물줄기도, 날카로운 면도날도, 옆자리의 통화소리도, 공사판의 먼지들도, 맞잡은 손의 온도도, 똠양꿍의 알싸한 맛도, 더 나아가 어머니의 밥 먹었냐는 문자도, 하루를 끝내고 집에 들어가면 맞는 남편의 허그도 모두 우리가 얻는 자극들입니다.

촉각도 다양한 자극들 중에 하나입니다.

시각과 다른 감각들

시각은 우리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여러 감각 중 하나입니다. 사람마다 시각·청각·촉각 등을 활용하는 방식과 환경이 다릅니다. 시각장애 유무만으로 한 사람의 능력이나 사고방식, 인지적 유연성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양한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과정은 복잡합니다. 다만 감각 입력이 줄어들면 조현병 위험도 낮아진다는 결론은 위 관찰연구에서 검증된 것이 아닙니다.

감각 정보와 조현병의 관계를 해석할 때

위 연구는 조현병이 왜 발생하는지를 규명한 실험이 아닙니다.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가 많아서 조현병이 생긴다거나, 조현병을 단순한 시각 정보의 오류로 설명하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시각은 예민하고 그만큼 그 영향도 강력합니다.

피질성 실명과 말초성 시각장애는 구분해서 살펴야 합니다. 또한 조기 실명을 선천적 시각장애 전체와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집단 수준의 관찰 결과와 각 개인의 경험·건강 상태도 구분해야 합니다.

시각적 자극이 제한된다면 우리가 얻는 자극의 양이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필요할 때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도움을 구하는 태도는 일상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특정 감각장애 집단의 성격으로 일반화하거나 질환 예방 효과로 해석하지는 않겠습니다.

일상의 자극 조절은 별도의 이야기입니다

혹시나 한시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지내고 계신가요? 가만히 있을 때에도 자연스레 컴퓨터에서는 유튜브가 티비에선 넷플릭스가 돌아가고 있지는 않나요? 어디론가 이동할 때에도 휴대폰에서 음악, 릴스가, 쇼츠가 재생되고 있고 이어폰을 통하여 끊임없이 소리가 들어오고 있지는 않나요?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자극을 수시로 받고 있습니다. 마인드짐.

휴대폰 알림을 잠시 끄거나 잠깐 조용히 쉬어보는 등 작은 선택을 해볼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편안한지 살펴보세요. 이는 일상적인 환경 조절이지 조현병의 예방법이나 치료법은 아닙니다. 불편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자기관리만으로 버티기보다 전문기관의 도움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나에게 맞는 자극과 휴식의 균형을 찾아봅시다. MindGym.

도움이 필요할 때와 참고 연구

지속되는 환청, 현실 판단의 어려움, 일상 기능의 변화로 걱정된다면 시각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기관에서 평가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심리교육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 지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1. Morgan VA 외 (2018). Congenital blindness is protective for schizophrenia and other psychotic illness. A whole-population study. Schizophrenia Research, 202, 414–416.

2. Jefsen OH 외 (2020). Is Early Blindness Protective of Psychosis or Are We Turning a Blind Eye to the Lack of Statistical Power? Schizophrenia Bulletin, 46(6), 1335–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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