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상담을 시작하게 되면 몇 단계에 걸쳐 준비가 필요합니다.
사실 많은 경우에 심리상담은 “아 상담이 필요해! 바로 받아야지~ 저 상담해 주세요” 와 같이 시작되지 않습니다. 많은 상담소가 예약제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상담을 요청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담 신청을 하는 과정부터 준비를 해야 합니다. 상담사와 상담소를 알아보고 또 어떤 배경을 가졌는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를 확인하죠.

상담소에 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담 시작 전에는 무조건 초기면접 설문지를 작성합니다. 내담자 자신의 기본 정보들과 상담을 찾아온 이유를 적고 그러한 본인의 상황과 관련된 다른 여러가지 사항들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내가 상담소를 찾은 이유를 한번쯤 더 구체적으로 적어보고 또 나의 과거 병력이라던지 잊고 지내던 것들을 기억에서 끄집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긴급 연락처를 적기 위해 오랜만에 가족 혹은 친지의 전화번호를 확인하기도 하구요. 그리고 종종 다양한 종류의 검사를 진행합니다. 검사는 짧게는 5~10문항 길게는 수백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상담 시작하기도 전에 수백개의 문항을 마주하면 심적 스트레스가 더 심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나서 상담을 시작하면 그때서야 비로소 제대로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사실 서류로 받는 내용은, 그리고 글로써 전달되는 내용은 내담자의 현재 심적 상황을 표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내담자가 직접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목소리로 꺼내는 그 과정이 많은 것을 담고 있고 그 순간에 그 공간의 분위기 또 내담자의 몸짓이나, 태도들이 의미하는 바가 있구요.

상담이 진행되고 나면 비용을 지불하고 다음 만남을 예약하는 경우도 있고 종결을 하게 되면 종결에 대한 리뷰를 작성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요.
상담전에 꼭 준비되어야 하는 것!
이렇듯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저도 물론 상담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위의 과정들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더 중요한 한가지를 부탁드리곤 하지요. 바로 이것입니다.
“고민해 보고자 노력하는 마음”
심리상담은 상담사가 이끌고 내담자가 따라오는 일방적인 과정이 아닙니다. 특히나 내담자분이 이야기하는 모든 내용은 상담 과정에서 주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상담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선 내담자의 질문을 잘 이끌어내는 것이 상담사가 이야기를 잘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그렇게 중요한 내담자의 이야기가 적당한 고민과 사색의 과정이 없이 그냥 나오면 어떻게 될까요? 상담사도 그럼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습니다.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이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체크해가며 진행을 하게 되고 그런 과정은 효과적, 효율적 상담이라고 할 수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내담자 단에서의 노력이 그것도 평소보다 더 노력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입니다.
상담 과정에서 준비가 안된다면?
상담 과정에서 내담자의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정말 많은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상담을 진행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고민하고자 하는 노력이 준비가 되지 안된 경우에 아래와 같은 대답들이 돌아오곤 합니다.
“잘 모르겠어요~” / “그러게요~” / “그걸 제가 알면 여기 안왔죠 ㅎㅎ” / “그러게요 너무 신기하다”
상담사들은 점쟁이나 독심술사가 아닙니다. 아 물론 오랜 경력과 경험을 가진 상담사분들 중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내담자의 상황을 턱턱 말하는 경우가 가끔 있기는 한듯.. 따라서 내담자의 상황을 함께 공유해 주셔야 그것을 토대로 이해를 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지요. 따라서 내담자 분들이 조금씩만 더 노력해 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신기하다는 반응은 오히려 좋아요. 상담 분위기가 풀어지기도 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니까요. 그래도 아래와 같은 반응을 한번 만들어 주시면 어떨까요.
준비가 된 내담자의 적절한 답변들
“말씀하신 대로 그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요. 그 이유가 뭔지 한번 생각해 봐야겠네요.” / “생각해보니까 초등학교 고학년 즈음부터 그런 상황이 나타났던 것 같아요” / “제가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말씀하신 것과 의견이 조금 달라요”
저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럼 저기서 질문과 내용을 확장시켜 구체적인 줄기를 잡는 것은 상담자의 몫이니까요. 그러니 조금씩만 ‘고민해 보고자 노력하는 마음’을 준비해 주세요. 그 이후는 제가 맡아서 최선을 다할테니까요.
당신을 바꾸기에 내일은 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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