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TI의 인기
Myers-Briggs Type Indicator 줄여서 MBTI 많이들 들어보셨죠? 심리학 역사상 이렇게나 일반인들의 삶에 깊이 침투했던 심리검사는 없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그 센세이셔널함은 어마어마했지요. 오죽하면 회사에서 직원을 뽑을 때에도 MBTI를 참고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를 않나, 소개팅을 하는 과정에서도 MBTI를 먼저 확인하질 않나 참 대단했습니다. INFJ 유형을 ‘인프제’ 등으로 줄여서 부르는 등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MBTI는 모르면 안되는 기본 상식이 되었죠.
다양한 심리테스트들
쉬운 말로 ‘심리테스트’라고 할 수 있는 유형의 것들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아래와 같은 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아래의 simritest 사이트는 다양한 테스트들만 모아놓은 곳인데 꽤나 거창하네요.

당신의 숨은 성격 심리테스트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위와 같은 심리테스트들은 장난삼아 해보고 “넌 뭐 나왔어? 난 이거래. ㅋㅋ 재밌다.” 정도에서 멈추면 딱 좋습니다. 많은 경우에 위와 같은 심리테스트들은 어떤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기 보다는 몇 가지의 질문에 대한 대답들을 가지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짰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따라서 테스트의 결과가 실제 그 사람의 성격적 특징이나 사고방식 등을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이죠.
MBTI의 특징
MBTI는 위에서 언급한 심리테스트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저명한 심리학자인 Carl Jung 의 이론을 토대로 구성이 되었고 50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해왔죠. 또한 여타 심리테스트보다 훨씬 더 많은 16가지로 사람의 성격유형을 분류합니다. 이렇게만 보면 정말 믿을만한 심리검사일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또 그렇진 않습니다.

MBTI는 여러 연구들을 통해서 신뢰도와 타당도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2지선다인 문항 자체가 지나치게 편협한 결과를 추론한다는 의견이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결과를 내는데 필요한 문항 숫자가 얼마 되지도 않습니다. 최근 들어서 인터넷에서 진행하는 검사의 경우는 좀 많은 문항에 응답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전에는 10~20문항으로 성격유형을 판별하곤 했었죠. 또한 16가지의 성격유형으로 나눈다고는 하지만 점수가 1점 달라짐에 따라 사람의 성격유형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등 그 결과가 믿을만한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존재합니다.
일례로 제가 한국 MBTI 연구소에서 연수를 받을 당시에 진행했던 검사 결과 저의 성격유형은 ENTP 였습니다. 다만 E 는 높은 점수로 확실했지만 나머지 NTP는 점수가 낮아 조금만 응답을 다르게 하면 쉽게 다른 유형으로 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죠. 다시 진행해본 결과 ENFP가 나오더라구요. 그렇다는 것은 저를 ENTP로 봐야 할지 ENFP로 봐야할지 확실하지가 않다는 말이죠. 이렇게 쉽게 성격유형이 변할 수 있는데 ‘너는 ENTP니까 이러이러하겠구나?’ 라고 추측을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MBTI를 추종하는 이유
이렇듯 그다지 믿을만한 결과가 아님에도 많은 사람들이 MBTI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그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누군가를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번 생각해봅시다. 누군가의 MBTI를 알면 뭐가 좋나요? 그 사람의 성격 유형을 알게 되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사람을 잘 이해할 수 있고 보다 수월하게 그 사람의 호감을 얻거나 친밀해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요. 쉽게 말해 ‘대인관계 컨닝페이퍼 cheat sheet’ 인 것입니다. MBTI성격 유형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상대방에게 잘 맞춰주면 그만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이죠.
누군가와 친해지고자 하면 이정도는 할 수 있지 않느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항상 옳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그걸 굳게 믿는 것은 더욱 문제이구요. 분명 저 사람의 MBTI 유형을 보면 이걸 좋아할 것 같아서 해줬는데 그 사람이 정작 좋아하지 않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당황하겠죠. 컨닝페이퍼란 것이 가지는 문제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 안에 있는 내용은 잘 활용할 수 있겠지만 컨닝페이퍼 안에 없는 내용이 문제로 나오면 소용이 없는 것이죠.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또 틀리고 싶지 않다는 욕구가 함께 서로 시너지를 내게 됩니다. 그 결 컨닝페이커까지 활용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이어가고 싶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험범위를 전부 컨닝페이퍼 한장에 담을 수 없듯이 모든 사람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딱 한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맨땅에 헤딩이죠. 직접 부딫치며 알아가는 것입니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또 뭘 좋아하는지 직접 물어보고 확인해 가면서 알아가는 것이죠. 그렇게 차근차근 내 안에 데이터를 쌓아가는 것입니다.
정말 집중해야 할 것은?

우리가 잘 못하는 것이 뭐냐면 저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서 차근차근 진행하는 것입니다. 가능한 빠르게 정답을 얻고 싶어하죠. 우리 사회는 그런 현상을 부추기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있고 그런 분위기는 개인의 삶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그렇게 빨리 얻은 것은 또 손쉽게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조금씩 틀려가면서 천천히 익혀가는 것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틀려도 괜찮아요. 좀 못해도 괜찮습니다. 시작부터 경력직이 어딨습니까? 누구나 처음이 있는 법이니까요. 대인관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다 말이 통하고 서로의 취향을 한번에 알아맞추고 그런 기대는 내려놓고 조금씩 맞춰가는 것이 오히려 더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MindGym
사람을 알아가고 또 친해지는데 대화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문해력 다음은 대화력, 대화의 기술 – MindGym (mindgym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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